웰다잉(Well-Dying)은 인간으로의 존엄성과 가치, 그리고 품위를 지키며 삶을 마무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죽음'과 관련되어 다소 무거운 주제이긴 하지만, 2009년 대법원이 무의미한 연명치료 장치제거에 대해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이후 지속적으로 관심이 증가해 온 하나의 트렌드 이기도 합니다.
특히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이 같은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짐에 따라 무의미한 연명치료에 대한 거부감은 지속적으로 커져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연명의료의 결정과 관련된 법이 제정되기 전에는 'Living will'이라고 하는 일종의 존엄사를 원한다는 내용의 유언이나 '존엄사 선언서'와 같은 연명의료에 대한 거부의사를 담은 내용의 문서를 미리 공증하는 방식으로 사전 존엄사에 대한 의사 표현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2018년 2월 연명의료결정법이 제정됨에 따라 19세 이상의 사람은 누구나 향후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되었을 때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통해 연명의료 및 호스피스에 관한 의향을 별도의 비용없이 문서로 작성해 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작성은 즉 미리 하는 존엄사 신청이라는 측면에서 임종이 다가왔을 때 보다 편안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능동적인 결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작성 및 등록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이 필요한 이유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작성이 필요한 이유는 본인이 임종과 가까워진 건강상태에 있을 때에 누구도 본인의 의사없이 임의로 연명의료 행위를 멈추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임종과 가까워진 상태일 경우 섬망증상 등으로 의사전달이 어려운 상태일 가능성이 크고,이러한 건강 상태에서 작성한 연명의료의향서는 효력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본인이 아닌 가족들의 의사에 따라 결정할 수 있게 되는데 '평소 환자의 연명치료 거부에 대한 의사를 가족 중 2명 이상이 동일하게 진술하거나' , '가족 전원이 합의할 경우'만 가능합니다. 결국 나의 존엄사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닌 가족이 결정하게 되는 것이며, 이 과정에서 나의 존엄사를 결정하는 주체인 가족들 또한 서로의 의견다툼으로 갈등이 불거질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능동적으로 나의 존엄사를 결정하고 가족들 간의 갈등과 불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작성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미리 작성 후 등록 해둘 경우 작성자가 임종과정에 진입하게 되는 시점에 담장의사는 연명의료 정보시스템을 통해 조회가 가능하게 되며 환자에게 이를 직접 확인 후 연명의료를 유보 또는 중단할 수 있게 됩니다. (환자의 의사능력이 없는 경우 담당의사와 전문의 1인이 함께 확인 후 결정)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전반적인 내용은 아래 영상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및 등록절차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반드시 보건복지부의 지정을 받은 등록기관을 방문하여 상담을 통해 설명을 충분히 듣고 난 이후 문서로 직접 작성하게 되며, 작성된 문서는 연명의료 정보처리시스템의 데이터 베이스에 보관 된 이후부터 법적효력이 인정됩니다. 아래 절차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위와 같은 절차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및 등록을 마치셨다면 작성자 본인은 언제든 조회할 수 있으며 가족의 경우 기록열람신청서 작성 후 신분증, 가족관계증명서 등의 가족관계 입증 서류를 첨부 후 열람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가족의 경우 환자 본인이 가족의 기록 열람을 허용하지 않은 경우 열람 요청이 거부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조회 또는 열람 신청이 가능합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가능기관 찾기
위에서 이미 언급했듯,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반드시 보건복지부 지정을 받은 등록기관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아래 링크 통해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으로 이동하여 가까운 등록기관을 조회해보시기 바랍니다. 조회하셨다면 조회 시 나오는 해당기관의 연락처로 미리 문의 후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시 유의사항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시 아래의 경우 법적효력이 없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시 법적효력이 없는 경우
1. 작성자 본인이 작성하지 않은 경우
2. 본인의 자발적 의사에 따라 작성되지 않은 경우
3. 법에 따라 작성 전 알아야 할 사항에 대한 설명이 제공되지 않거나 작성자의 확인을 받지 않은 경우
4.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및 등록 이후에 연명의료계획서를 다시 작성한 경우그 시점부터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위처럼 반드시 본인이 직접 작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작성 후 등록을 마쳤다 하더라도 본인은 언제든 그 의사를 변경하거나 철회할 수 있으니 작성 자체에 너무 큰 부담을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서식 다운로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지정기관 방문 시 설명을 통해 상담을 진행한 후 작성하기 때문에 별도로 서식을 준비해갈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서식(양식)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파일을 받아보시면 어떤 내용에 대해 설명을 듣고 동의하게 되는지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이 듭니다.
맺음말 - 죽음의 선택에 대한 우리의 숙제
몸과 마음의 질적인 풍요로움을 추구한다는 웰빙(Well-Being)의 유행이 시작된 지도 불과 20여 년 밖에 안 되었는데, 이제는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한다는 웰다잉(Well-Dying) 시대가 도래했다는 건 그만큼 인권의 신장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가치관도 함께 성장해 왔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에 참여한 사람이 연명의료결정제도 시행 3년 6개월 만에 200만 명을 넘었다 하니 그만큼 존엄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많이 커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아래기사 참고)
하지만 우리에겐 또 한 가지 풀어가야 할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그것은 소위 '안락사'라고 하는 '조력사망'입니다. 현재 합법적으로 조력사망이 가능한 곳은 스위스로 한국인도 최소 10명 이상 스위스에서 스스로 생의 마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래기사 참고)
'조력사망'은 죽음의 상업화라는 측면에서 비난을 받고 있지만, 치료가 어려워 하루하루 고통 속에 보내는 중증 환자들은 죽음만이 유일한 해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조력사망'을 제도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분분하지만 악용될 소지가 높은 만큼 여전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존엄사를 넘어서 조력사망까지, 죽음의 능동적인 결정의 범위를 어디까지 할 것이냐 하는 커다란 숙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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